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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내 피부 고민은

02. 얼굴에 남은 피부 착색, 후회의 연속

모낭염을 앓고 난 후부터 스킨케어 화장품을 툭 하면 바꾼다.

 

좀 더 기름지지 않고 가벼운, 피부 진정에 좋은 화장품이라는 설명을 보면 처음 보는 브랜드임에도 망설임 없이 인터넷 구매를 했다. 화장품으로 100% 피부가 변할꺼란 생각은 없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피부에 덜 자극을 줄 제품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종종 바꾼다.

 

믿음은 사람의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

 

내가 보고 싶은대로 보고, 믿고 싶은대로 믿게 만든다. 기대로 가득차게 한 화장품을 바르고 잔 다음날 아침이면 피부가 꽤나 좋았다. 애초에 미백 제품을 산 것도 아니면서 착색된 부분까지 나아진 것 같았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기 전의 나는 인생템을 찾은 기쁨에 취해 구매한 인터넷 사이트에 극찬의 후기를 남겼다. 그래서 나와 같은 피부 고민을 겪고 있는 분들께 지금도 미안한 마음으로 지낸다. 나아진 건 없었다.

 

누군가는 지금 내 글을 읽으면서 왜 병원에 가지 않냐며 답답해 할 것이다. 그렇다.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모낭염, 그리고 피부 착색으로 고통 받으며 지내는 이유는 아마도 병원에 찾아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알고 있음에도 나는 지금도 병원에 가지 못한다. 

 

나에겐 지병이 있다.

 

주변에 알리고 지내라는 담당 의사 선생님의 말은 내 나이, 여자 사람에겐 꽤나 가혹한 일이다. 별 것 아닌 것일 수도 있는데 내 스스로는 이 지병을 주변에 떠벌리고 다니기엔 괜시리 부끄럽고 창피하다. 그래서 나는 병원에 가지 못한다. 물론 비용, 시간적인 문제 등의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것이었다. 전혀 일면식도 없는 곳에 가서 의사, 간호사에게 내가 지금 앓고 있는 병명을 이야기해야 한다. 예전에 다른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병원을 찾아가 병명을 이야기 했을 때 그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나 싫었다. 물론 무례한 반응은 아니였지만. 어찌됐든 병원은 싫다.

 

그런데 요즘, 내 얼굴 위 피부 착색들을 보고 있노라면 병원에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