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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내 피부 고민은

03. 피부에 남은 흉터로 인한 스트레스는 어마무시했다.

귀를 뚫은 친구들 중 간혹 보였던 피부 상태가 있었다. 그건 바로 "켈로이드"였는데, 남의 피부 문제일 때에는 이 쉬운 네글자도 외우지 못햇다.

 

나는 모낭염 때문에 피부에 상처를 냈고, 그로 인해 켈로이드라는 단어를 외웠다. 나는 좌절했다. 턱에 생긴 것이 켈로이드라고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귀걸이로 어느정도 가릴 수나 있는 귀에 생긴 켈로이드와는 달리, 내 얼굴에 생긴 이것은 가릴 수도 없었다.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다. 켈로이드라 생각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런데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피부는 아물지 않은 것처럼 보였고, 정상적인 상처 범위를 벗어나 작지만 눈에는 분명히 보이는 크기로 자랐다. 엄마는 피부에 구멍 난 것 아니냐며 펄쩍 뛰었고, 엄마의 반응을 보고서야 나는 심각성을 인지했다. 그제서야 나는 친구 귀에서 봤던 켈로이드를 떠올렸고 인터넷에 다급하게 검색했다.

 

몇몇 글을 찾아보고 작게나마 안심했다. 병원을 극도로 가기 싫어하는 나에겐 꽤나 큰 위로였다. 켈로이드는 우리나라 사람에겐 진정한 의미의 켈로이드 피부는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 병명이 사실은 비후성 흉터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러한 비후성 흉터는 다행이도 대부분 수술로 제거가 가능하다는 문장의 마지막 줄 때문에 위로 받은 기분이 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위로와는 별개로 피부에 남은 흉터 때문에 얻는 스트레스는 대단했다.

 

화장으로 가려지지 않았고, 계속 신경 쓰였다. 이 흉터 때문에 한동안 내 기초 베이스 화장은 무척이나 두꺼웠다. 나는 전체적인 모습을 보지 않고 오로지 이 흉터에만 집중해 화장을 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모공이 막혀 모낭염은 또다시 생겼다. 악순환의 반복이었다.